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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창고/영화 이야기 영화 <반도> 짧은 리뷰

by 서울나기 2020. 10. 24.

반도 (2020)

좀비물이 독특한 이유는 감염이라는 소재 때문이다. 연인과 손을 잡거나, 키스를 하거나 혹은 가족과 친구끼리 식사를 하는 등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교류하고 정을 나누는 그 모든 루트가 아이너리 하게도 바이러스가 퍼지는 가장 빠른 루트이다. 요즘 코로나 시국에서 느끼듯이 바이러스는 공동체를 파괴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서로 멀리 떨어뜨리는 잔인한 형태의 자현 재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좀비물에서는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시스템이 무너져 내린 후 생존하기 위해서 남을 짓밟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생존을 다루고 있다. 이 장르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좀비가 아니라 바로 자본주의와 권력을 상징하는 ‘백인 남성’이다. 그들은 생존 능력에 있어 뛰어난 자들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가장 큰 위협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아침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사라진 상황은 오래전 우리가 잊었던 감각. 즉, 자연으로 부터의 생존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공포를 불어온다. 그리하여 생존을 위한 인류의 선택은 앞으로 올 사회 시스템의 기본적인 바탕이 된다. 이러한 상황은 반대로 지금 이 세상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것이 좀비 장르의 주요 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좀비 장르는 그 형식으로서 가장 효율적으로 나타 낼 수 있는 주제가 있다. 하지만 이런 주제를 다루지 않을 거라면 거대한 메뚜기 떼가 등장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영화를 보고 나오며 왜 이 것을 좀비 영화로 만들었을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킬링 타임 용 액션 영화로 생각하니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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