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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창고/영화 이야기 좀비 장르 입문을 위한 B급 영화 3편

by 서울나기 2019. 10. 17.

좀비 장르 입문을 위한 대표작 3편을 선정했습니다. 이 장르는 이쯤 되면 감독을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 장르기 때문에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시고 보시면 인간 문명과 자본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해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좀비 영화의 위협은 좀비가 아닙니다. 좀비는 일종의 자연재해처럼 느껴집니다. 이 장르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살아남은 사람들입니다. 바로 '백인 남성'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에 대한 위협이기도 하죠.

 

스티븐 킹의 책 '죽음의 유희'를 보면 관객이 무서운 영화를 보는 이유에 대해 2가지로 설명을 합니다. 첫번째는 위기 상황에 대한 일종의 시뮬레이션이죠. 사람들은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는지 알고 싶어 하거나 혹은 지금 안전한 상황에서 영화를 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안도감을 느낀다는 것이죠. 두 번째는 조금 심플한데 그냥 관객은 스릴을 즐기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어찌 되었던 이런 영화를 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니 꾸준히 메니아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1.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Night of the Living Dead 1968)

조지 로메로 감독 1968년 작으로 좀비 장르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입니다. 흑인 주인공은 당시에는 파격적이었지만 제작사도 없이 주변 사람들끼리 모여 즐겁게 만든 거라 가능했을 거라고 보입니다. 대부분의 좀비 영화에 나오는 법칙들이 모두 나옵니다. 불현듯 시작하는 오프닝, 전염, 불신, 좀비보다 무서운 백인, 정보의 통제 등등. 이후에 나오는 모든 좀비 영화들은 이 법칙을 그대로 계승하죠.

 

'새벽의 저주'로 리메이크된 '살아있는 시체들의 새벽'이 더 유명하지만 고전의 맛이 있습니다. 3부작으로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새벽, 낮이 있습니다.

 

2. 바탈리안 (The Return Of The Living Dead 1985)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아류작으로 얼마나 엉성하게 찍었는지 무서운 게 아니라 그냥 웃깁니다. 웃다가 보면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뭘 본거지? 걸작을 넘어서 이건 엄청난 괴작이다!라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게임 좀비 vs 식물에서 좀비가 '브레인~' 하는 게 이 영화에서 나온 겁니다. 장르의 법칙이고 뭐고 다 무시해서 좀비가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데.. 달리는 좀비가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좀비 영화가 미친 것 같지만 이 영화는 그 중 가장 미친 것 같은 영화입니다.

 

감독은 댄 오배넌으로 각본가로 더 유명합니다. 에일리언 1, 토탈리콜, 스크리머스, 에일리언 4,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를 썼습니다.

 

3. 데드 얼라이브 (Brain Dead 1992)

지금은 유명하지만 이때만 해도 한적한 뉴질랜드 어느 동내에서 주말에 영화 찍던 아저씨 피터 잭슨의 최초의 성공작입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유명한 웨타 스튜디오의 필모그래피가 여기서 시작합니다. 장르는 스플레쉬 장르로 쉽게 이야기하자면 피떡칠 영화라고 보면 됩니다. 정말 말 그대로 피떡칠의 끝장을 보여줍니다. '히치콕의 사이코'스러운 스토리에 스플레쉬 장르를 썩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관한 기묘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피가 난무하는 가운데도 코미디가 한가득이라 빵빵 터집니다.

 

마니아라면 한 번은 봐야 할 거장 피터 잭슨의 초기 걸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필름으로 할리우드 입성해서 반지의 제왕을 허락받았으니... 건전한 포스터를 찾기 힘드네요. 비위약하신 분은 검색은 자제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피터 잭슨이 반지의 제왕을 만들지 않았다면 아마도 경찰에 신고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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